며칠 전 지인과 함께 사찰음식 강의를 들으러 다녀왔다. 지난주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스님께서 강의를 진행하는 방식이 훨씬 능수능란해지셨고, 준비된 재료들도 한결 간소해 보였다. 당귀나물, 냉이, 당근, 표고버섯, 식용꽃, 진달래 대신 찹쌀가루와 한천가루. 봄이 한창이라 평소 같으면 진달래 화전을 만들었을 텐데, 아직 꽃이 피지 않아 찹쌀가루로 대체했다고 하셨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당귀장아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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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에서 배운 당귀장아찌의 핵심
\n\n\n\n강의장 한쪽에는 스님께서 직접 만드신 화전과 냉이묵, 그리고 당귀장아찌가 전시되어 있었다. 화전은 찹쌀가루를 익반죽해 동그랗게 빚은 뒤 기름에 지져내고, 윗면에 꽃을 얹어 꿀을 바른 ‘꿀떡’이었다. 보기에는 화려했지만 난이도가 가장 높다고 하셨다. 반면에 당귀장아찌는 재료와 과정이 무척 단순했다. “한천의 농도만 잘 맞추면 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표고버섯과 당근을 각각 다져 볶고, 냉이를 데쳐 잘게 다진 뒤 한천물에 섞어 틀에 부어 굳히면 묵이 완성된다. 여기에 당귀나물을 간장과 조청, 식초를 넣어 끓인 장에 절이면 바로 ‘당귀장아찌’가 된다.
\n\n\n\n스님은 당귀를 절인 뒤 최소 하루는 숙성해야 제 맛이 난다고 강조하셨다. 그런데 바로 그 자리에서 우리 조원 중 한 분이 생 당귀를 그냥 씹어 먹었다. 생 당귀를 워낙 좋아한다고 하더라. 저는 그 모습을 보고 “아, 이 맛을 모르면 손해구나” 싶어 바로 집에 가져와서 물에 데친 뒤 들기름에 무쳐 두부와 섞어 먹었다. 확실히 데친 당귀는 쌉쌀하면서도 향이 은은해서 봄나물의 진수를 보여주더라.
\n\n\n\n당귀장아찌 만들기 재료 준비
\n\n\n\n당귀장아찌를 직접 담가보니 재료가 정말 간단하다. 생당귀 400g, 청양고추 몇 개, 그리고 간장과 식초, 설탕, 물이 전부다. 시중에 파는 당귀는 잎과 부드러운 줄기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건 당귀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일이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장아찌가 쉽게 무르거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키친타월로 꼼꼼히 닦고 채반에 널어 한참 말렸다.
\n\n\n\n| 재료 | 분량 | 비고 |
|---|---|---|
| 생당귀 | 400g | 잎과 줄기 모두 사용 |
| 진간장 | 2컵 | 국간장도 가능 |
| 물 | 2컵 | |
| 설탕 | 2컵 | 올리고당 또는 매실액 1컵 섞어도 됨 |
| 식초 | 2컵 | 사과식초 추천 |
| 청양고추 | 5~10개 | 선택사항 |
재미있는 점은 스님께서 한 가지 팁을 알려주셨다는 것이다. “당근은 먼저 볶고 표고버섯은 나중에 볶아야 각각의 맛이 산다”고 하셨다. 소금 간을 하는 당근과 간장 간을 하는 표고가 따로 노니까 따로 볶는 것이 맞다고. 이걸 집에서 실천하니 확실히 맛이 다르게 느껴졌다. 당귀장아찌에도 간장물을 만들 때 같은 원리를 적용하면 좋다.
\n\n\n\n당귀장아찌 담그는 순서
\n\n\n우선 당귀를 씻어 물기를 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줄기가 너무 굵으면 반으로 가른다. 청양고추도 씻어 어슷 썰어 준비한다. 유리병을 끓는 물에 소독해 완전히 말린 뒤 당귀와 고추를 차곡차곡 담는다. 너무 꽉 채우지 말고 80% 정도 채우는 게 좋다.
\n\n\n다음으로 냄비에 간장, 물, 설탕을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 저어가며 끓인다. 다시마나 건표고버섯을 함께 넣으면 감칠맛이 더해진다. 팔팔 끓으면 약불로 줄여 5분 정도 더 끓인 후 불을 끄고 식초를 붓는다. 식초는 마지막에 넣어야 새콤한 향이 날아가지 않는다. 이 뜨거운 장을 당귀 위에 바로 부어준다. 너무 뜨거우면 잎이 익으니까 1~2분 정도 식힌 후에 붓는 게 포인트다.
\n\n\n누름접시로 눌러 장이 잠기게 하고, 실온에서 식힌 뒤 냉장고에 넣어 숙성한다. 제 생각에는 최소 3일은 기다려야 맛이 안정된다. 길게는 일주일 후에 먹으면 양념이 깊게 배어 쌉쌀하면서도 달콤짭조름한 조화가 일품이다.
\n\n\n\n당귀장아찌 맛있게 먹는 법
\n\n\n\n고기와 함께 먹으면 정말 잘 어울린다. 삼겹살이나 소고기 구이를 할 때 곁들이면 당귀 특유의 향이 고기의 잡내를 잡아주고 소화를 돕는다. 전날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서 당귀장아찌를 곁들여 봤는데, 가족들이 “이게 왜 이렇게 맛있냐”며 계속 집어 먹었다. 특히 기름진 고기와 쌉싸름한 당귀의 조화는 환상이다.
\n\n\n\n밥반찬으로도 훌륭하다. 따뜻한 밥 위에 장아찌 한 조각 올려 먹으면 입맛이 확 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당귀장아찌를 잘게 썰어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 무쳐서 냉국수 위에 올려 먹었는데, 그 맛이 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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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 팁과 주의사항
\n\n\n\n당귀장아찌는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반찬이지만 관리가 중요하다. 담근 지 3~4일 뒤에 절임장만 따로 냄비에 따라내어 한 번 더 끓인 후 완전히 식혀서 다시 부어주면 보관 기간이 훨씬 길어진다. 그래야 장이 상하지 않고 당귀가 아삭함을 유지한다. 실온에 오래 두면 쉽게 변질되므로 반드시 냉장 보관하고, 꺼낼 때는 깨끗한 젓가락을 사용해야 한다.
\n\n\n\n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알려드린다. 당귀는 한약재 냄새가 강해서 어른들 입맛에는 잘 맞지만 아이들이나 향에 민감한 분들은 싫어할 수 있다. 저희 집 딸도 처음에는 “약 냄새 나”라며 도망갔는데, 고기와 함께 먹어보더니 나중에는 먼저 찾더라. 조금씩 적응시키면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n\n\n\n사찰음식 강의에서 배운 또 다른 레시피
\n\n\n\n강의 때 스님께서 보여주신 화전과 냉이묵도 빼놓을 수 없다. 화전은 찹쌀가루를 익반죽해야 하는데, 저희 조가 사용한 찹쌀가루는 스님께서 쓰신 것과 달리 물을 두 배나 더 넣었는데도 반죽이 되직했다. 결국 한 분은 끝까지 자신 없어서 만들지 못했다. 그래도 스님께서 “되직해야 잘 부풀지 않는다”고 하셔서 그 말을 믿고 따라 만들었더니 성공했다.
\n\n\n냉이묵은 무척 간단해서 집에서도 해먹기 좋을 것 같다. 표고버섯과 당근을 볶고, 데친 냉이를 다져 한천물에 섞어 굳히면 끝.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냉이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고소하고 개운하다. 건강식으로 딱이다. 한천가루만 사두면 언제든 만들 수 있어서 주말에 한 번 더 해볼 생각이다.
\n\n\n\n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사찰음식이 생각보다 훨씬 단순하고 쉽다는 것이다. 복잡한 과정이나 비싼 재료가 필요하지 않다. 봄철 나물을 활용해 간단한 장아찌 하나 만들어두면 한 달 내내 반찬 걱정이 줄어든다. 특히 당귀장아찌는 만들어 놓으면 숙성될수록 깊은 맛이 나서 정말 매력적이다. 여러분도 한번 도전해보시길 추천한다.
\n\n\n\n마지막으로, 혹시 당귀장아찌를 만들어보신 분이나 새롭게 도전해보신 분은 댓글로 후기를 남겨주세요. 어떤 방식으로 드셨는지, 어떤 팁이 더 효과적이었는지 서로 나누면 더 맛있는 레시피가 완성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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