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동네 뒷산을 오르다가 눈부신 흰 꽃 덩어리를 만났어요. 둥글게 모인 꽃송이가 마치 작은 눈덩이 같았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가장자리 큰 꽃잎과 가운데 자잘한 꽃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더라고요. 바로 백당나무 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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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당나무 꽃의 정체
백당나무는 인동과의 낙엽 관목으로 5월부터 6월까지 꽃을 피웁니다. 이름은 하얀 연꽃을 닮았다고 해서 ‘백당’(白棠)이라는 한자에서 왔다는 설이 유력해요. 실제로 꽃차례의 가장자리에는 네 장의 하얀 꽃잎을 가진 무성화가 빙 둘러서고, 가운데에는 작은 유성화가 모여 있습니다. 이 모습이 마치 연꽃이 피어 있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재미있는 점은 무성화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짜 꽃’이라는 거예요. 대신 곤충을 유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운데 있는 진짜 꽃이 수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셈이죠. 이렇게 꽃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임무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식물의 지혜가 참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헷갈리는 친구들 불두화와 수국
백당나무를 처음 본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이거 수국 아니에요?” 또는 “절에서 본 불두화랑 똑같은 거 아니야?”라고요. 실제로 세 식물은 겉모습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확실한 차이가 있습니다.
| 구분 항목 | 백당나무 | 불두화 | 수국 |
|---|---|---|---|
| 꽃 모양 | 가장자리 무성화 + 중앙 유성화 | 대부분 둥근 무성화만 | 무성화와 유성화 혼합 |
| 꽃차례 | 산방형으로 납작한 둥근 모양 | 완전한 공 모양 | 반구형이나 산방형 |
| 개화 시기 | 5월~6월 | 5월~6월 | 6월~7월 |
| 열매 | 가을에 붉은 열매 맺음 | 열매 없음 | 열매 없음 |
| 잎 | 3~5갈래로 갈라짐 | 백당나무와 동일하게 갈라짐 | 타원형, 가장자리 톱니 |
특히 불두화는 백당나무를 원예종으로 개량한 품종이라 잎 모양이 거의 같아요. 그래서 꽃만 보고 구분해야 하는데, 불두화는 꽃 전체가 장식꽃(무성화)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열매를 맺지 않습니다. 반면 백당나무는 가운데에 진짜 꽃이 있어 열매까지 볼 수 있지요. 수국은 잎 모양이 확연히 다르고 개화 시기도 조금 늦습니다.
잎으로도 구분할 수 있어요
백당나무와 불두화는 잎이 단풍잎처럼 3~5갈래로 갈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수국의 잎은 넓은 타원형이고 깻잎을 닮았지요. 그래서 꽃이 피지 않은 봄에도 잎만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백당나무를 공부할 때는 잎과 꽃을 함께 사진으로 남겨두고 비교했어요. 지금은 산에서 마주쳐도 바로 알아볼 수 있게 되었네요.
봄부터 겨울까지 백당나무의 사계절
백당나무는 사계절 내내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나무입니다. 봄에는 연둣빛 새잎과 함께 하얀 꽃이 탐스럽게 피어나고, 여름에는 무성한 잎이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가을이 되면 잎이 붉게 물들고 열매가 루비처럼 빛나기 시작하지요. 겨울에도 잎이 진 후에도 빨간 열매가 오래 남아 풍경에 포인트를 줍니다. 이 열매는 직박구리나 동박새 같은 새들의 겨울 먹이가 되어 생태계에도 도움을 줍니다.
집에서도 키울 수 있는 백당나무
백당나무는 비교적 강건한 생명력을 가져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습니다. 햇빛을 좋아하므로 하루 6시간 이상 직사광선이 드는 곳이 좋고, 물 빠짐이 좋은 비옥한 토양을 선호합니다. 여름철에는 건조하지 않게 물을 충분히 주고, 꽃이 진 후에는 죽은 가지나 너무 무성한 가지를 정리해 주면 다음 해에 더 풍성한 꽃과 열매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백당나무 한 그루만 심어도 일 년 내내 다양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봄에는 꽃을, 가을에는 열매와 단풍을, 겨울에는 새들을 관찰할 수 있으니까요. 정원이 작다면 화분에서도 키울 수 있고요.
백당나무의 또 다른 이름 접골목
백당나무의 뿌리껍질은 한방에서 접골목(接骨木)이라 하여 타박상이나 뼈 관련 통증에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함부로 사용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좋지만, 우리 조상들이 이 나무를 약재로도 썼다는 사실이 흥미롭네요.
여러분은 백당나무를 본 적이 있나요? 봄꽃 사진이나 키우면서 느낀 점을 댓글로 나눠주세요. 함께 이야기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