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공간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프리츠커 수상자들의 도전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모습은 누가 결정할까요. 오래된 건물이 사라지고 유리와 강철로 된 새 건물이 들어서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어떤 도시를 원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건축계의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두 건축가, 리켄 야마모토와 자하 하디드의 이야기를 통해 도시 개발과 공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합니다. 한 사람은 도쿄가 부유층의 전유물이 되는 현실을 비판하고, 다른 한 사람은 혁신적인 곡선으로 세계 건축의 경계를 넓혔습니다. 서로 다른 접근법이지만, 모두 ‘어떤 공간에서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프리츠커상 수상자 비교
리켄 야마모토자하 하디드
2024년 수상2004년 수상 (여성 최초)
지역사회 중심의 투명한 건축 철학미래지향적 유동적 곡선 건축
도쿄의 대규모 고급 개발 비판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 창조
히로시마 나베초 소방서 등동대문 DDP, 광저우 오페라하우스 등

리켄 야마모토 도쿄가 부자의 식민지로 변해간다고 경고하다

2024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의 건축가 리켄 야마모토는 최근 자신의 고향 도쿄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그의 진단은 단호했습니다. 대규모 고급 개발이 도시의 심장을 파괴하고 있으며, 도쿄가 점점 부유층만을 위한 ‘식민지’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특히 롯폰기와 아자부를 연결하는 모리 빌딩의 ‘힐즈’ 시리즈와 같은 블록버스터급 개발을 문제로 지목했습니다. 이 단지들은 세련된 소매점과 가꾸어진 녹지를 갖추고 있지만, 정작 지역사회 주민들의 일상과는 유리된 공간이라고 말합니다. 도쿄는 오랜 시간 좁은 거리와 완화된 구역 지정 덕분에 작은 상점과 바, 그리고 다양한 소득층이 공존하는 인간적인 규모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고급 콘도미니엄과 사무실 빌딩은 이러한 도시의 다양성과 생기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야마모토는 개발 자체를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는 개발업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문제는 개발의 방향과 그 결과 만들어진 공간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지적합니다.

도쿄의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와 현대적 사무실 건물들로 가득한 도시 풍경
도쿄의 스카이라인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의 비판은 단순한 개발 반대를 넘어서서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그는 유명 건축가 쿠마 켄고와 안도 타다오를 언급하며 그들이 지역사회를 진정으로 고려한 설계를 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가 보기에 그들의 작업은 모리 빌딩과 같은 몇몇 대형 개발업체의 의뢰에만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건축가가 도시 전체의 미래보다는 특정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응답하는 존재로 전락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야마모토 자신의 작업은 이와 대비됩니다. 그의 대표작인 히로시마현의 나베초 소방서는 유리 루버로 된 투명한 외벽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소방관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게 하여 건물과 지역사회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그는 현재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빈민가 재개발에도 참여하며 기존 생활 방식을 보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의 발언은 일본 건축계에서는 이례적입니다. 동료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문화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도쿄 시부야 역 재개발이나 역사적인 쓰키지 어시장의 재개발과 같은 메가 프로젝트가 가져올 도시성의 변화에 대한 경종으로 들립니다.

자하 하디드 곡선으로 건축의 경계를 넘어서다

리켄 야마모토가 도시의 사회적 구조에 집중한다면, 자하 하디드는 공간 그 자체의 물리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혁신했습니다. 2004년 여성 최초로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그녀는 수학적 기하학에 예술적 감각을 결합해 마치 미래에서 온 듯한 유동적인 곡선과 비정형 구조의 건축물로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녀에게 건축은 단순히 기능을 담는 상자가 아니라, 감정을 불어넣고 사람과 도시, 환경이 호흡하는 살아있는 예술이었습니다. 그녀는 오랫동안 ‘페이퍼 아키텍트’라고 불리며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설계도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기술로는 구현하기 어렵거나 너무 파격적이어서 실제로 짓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자신의 비전을 포기하지 않았고, 기술의 발전과 함께 그 상상력은 현실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선과 공간을 뒤흔드는 하디드의 철학

자하 하디드의 건축 철학은 ‘선’에서 시작됩니다. 그녀는 선을 공간을 이해하고 구성하는 핵심 언어로 보았습니다. 그녀의 선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관찰자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각기 다른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는 정적이고 직선적인 전통적 건축 틀을 과감히 벗어난 발상이었습니다. 그녀는 건축물을 하나의 완성된 오브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걸어들어가고, 둘러보고, 느끼는 과정을 통해 함께 완성되는 ‘경험의 장’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공간의 흐름과 왜곡을 설계 단계부터 계산에 넣어, 단순히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 자체가 보는 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세계를 뒤흔든 하디드의 대표작

서울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는 하디드의 철학이 가장 잘 구현된 작품 중 하나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로, 동대문의 밤낮으로 쉼 없이 변화하는 역동성을 곡선과 곡면으로 표현했습니다. 자연물과 인공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여 건물이 도시 풍경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패션쇼, 컨퍼런스,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는 생동감 넘치는 도시의 허브가 되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헤이다르 알리예프 센터는 지형에서 시작된 선이 천장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며 경계 없는 공간을 구현했습니다. 중국 광저우 오페라 하우스는 진주강의 흐름에서 영감을 받아 마치 강돌처럼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탈리아 로마의 MAXXI 국립 21세기 미술관은 미로처럼 얽힌 복도와 전시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관람객에게 계속된 탐험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작품들은 단순히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서 그 도시의 새로운 상징이 되었습니다.

다른 길 같은 목표를 향한 두 건축가의 발걸음

표면적으로 보면 리켄 야마모토와 자하 하디드는 정반대의 길을 가는 건축가처럼 보입니다. 한 사람은 지역사회와의 소통, 투명성, 기존 도시 구조의 보존을 강조하고, 다른 한 사람은 과감한 혁신, 미래지향적 형태, 도시 스카이라인의 재정의를 추구합니다. 야마모토는 도쿄의 고급화된 개발을 비판하는 반면, 하디드의 작품들은 종종 대형 개발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더 깊이 들여다보면, 두 사람 모두 건축이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야마모토에게 건축은 사람들을 연결하고 공동체를 강화하는 도구입니다. 그의 투명한 소방서는 이를 상징합니다. 하디드에게 건축은 사람들의 감각을 깨우고 새로운 방식으로 공간을 경험하게 하는 매체입니다. 그녀의 유동적 곡선은 이를 실현합니다. 둘 다 건축가의 역할이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사회적 문화적 담론에 참여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야마모토는 개발의 방향과 공공성에 대해 질문함으로써, 하디드는 건축 형태의 가능성을 확장함으로써 각자의 방식으로 건축의 의미에 도전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바라볼 때, 이 두 건축가의 시선은 모두 중요합니다. 눈부신 고층 건물과 세련된 복합 단지가 도시의 진보를 상징할 수는 있지만, 그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야마모토의 질문은 소중합니다. 동시에 하디드가 보여준 것처럼, 도시의 풍경은 과감한 상상력과 혁신을 통해 완전히 새로워질 수 있으며, 그것이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상적인 도시는 단순히 효율적이거나 아름다운 공간의 집합이 아닐 것입니다. 발전과 보존, 혁신과 공공성, 세련됨과 다채로움이 공존하는 곳일 것입니다. 리켄 야마모토와 자하 하디드는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건축을 통해 그런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해왔습니다. 그들의 작업과 논의는 우리 모두에게 묻습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갈 도시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